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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칼럼 2편] 깡통전세의 실체: 대출과 사기의 연결고리

by FLOUR 2025.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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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의 실체: 대출과 사기의 연결고리

전세사기라는 단어가 언론을 장식할 때, 그 중심에는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깡통전세’다. 이제는 뉴스 속 고정어처럼 느껴지지만, 정작 깡통전세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이 구조가 어떻게 대출과 사기를 연결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편에서는 전세사기의 핵심 기반인 깡통전세 구조를 해부하고, ‘왜 이 구조가 사기범들에게 유리한 판’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사기꾼

1. 깡통전세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전세 보증금이 집값보다 더 비싸거나 거의 비슷한 상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시세 1억 원짜리 빌라에 전세보증금 9천만 원이 설정됐다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세입자는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보증금 외에 은행 대출(근저당)이 우선순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집이 팔려도 순서대로 돈이 지급되기 때문에, 세입자는 뒤늦게 배당을 받다가 ‘0원’ 통보를 받는 일도 흔하다.

즉, 깡통전세란 ‘집은 있지만 내 돈은 없다’는 상황이다.

2. 깡통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깡통전세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기범이 고의적으로 만든다.

  1. 사기범 또는 위장 법인이 시세보다 저렴한 빌라를 대출로 매입한다.
  2. 전세보증금을 시세보다 높게 책정해 세입자를 유치한다.
  3. 세입자의 전세금을 받아 다른 대출 이자나 건물 매입에 사용한다.
  4. 수십 채를 반복하면서 사기 구조를 확장시킨다.

이 구조에서 정부 대출이 끼어들면, 사실상 공공 재원이 사기판에 흘러가는 셈이 된다.

3. 왜 대출이 핵심 연결고리인가?

전세사기의 본질은 ‘남의 돈을 이용해 재산을 불리는 구조’다. 그중 가장 강력한 수단이 바로 금융기관의 대출이다.

은행은 담보 가치만 보고 대출을 실행하기 때문에, 실제로 그 집이 깡통전세가 될지 모른다. 과도한 시세 산정으로 인해 실제보다 많은 대출이 이뤄지기도 한다.

여기에 세입자까지 전세자금 대출로 들어오면, 모든 참가자는 빚만 떠안고 사기범은 유유히 이득을 챙긴다. 하지만 이 구조는 언제든 붕괴할 수 있다.

4. 피해자는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사람’

깡통전세 사기의 마지막 퍼즐은 ‘타이밍’이다. 구조 자체는 위험하지만, 초기 세입자는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들어온 세입자는 모든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

사기범은 이를 위해 소유권과 계약 구조를 계속 바꾸며, 위험을 뒤로 미룬다. 세입자는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다들 들어간다”는 말에 안심하고, 결국 가장 위험한 타이밍에 계약을 하게 된다.

5. 깡통전세, 제도는 왜 막지 못하나?

현재 시스템에서는 깡통전세를 사전에 막는 장치가 거의 없다.

  • 은행: 담보 가치만 보고 대출 실행
  • 정부: 전세가율 확인 미흡
  • 보증보험: 위험 매물은 가입 자체가 거절

결국 피해자는 계약 체결 순간부터 손해를 예고받은 셈이다. 등기 확인, 중개사 검토, 보증보험 확인 등 ‘사후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결론: 깡통전세는 사기의 시스템이다

깡통전세는 단순한 계약 실수가 아니다. 고의적이고 구조적인 ‘사기 시스템’의 중심이다. 금융, 부동산,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이 구조는 매우 정교하며, 개인의 노력으로는 막기 어렵다.

▍다음 편 예고

3편에서는 실제 피해자들의 공통점을 분석하고, 계약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사기의 신호'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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